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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청소를 하는 아이(The Chimney Swepper)/ W. 블레이크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적에 나는 아주 어렸고,
아버지가 나를 팔았을 적에 내 혓바닥은
울음 소리나 낼까 말까 했어요
그래서 나는 굴뚝을 쓸며, 검정 속에서 잠자지요.
톰 대크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는 양털처럼 곱슬곱슬한 머리를
박박 깍일 때 울었어요, 그래서 내가 말했지요.
‘울지 마, 톰! 머리를 깎고 나면 검정숯이
너의 흰 머리를 더럽힐 수 없을 거야’
그래서 톰은 조용해졌어요, 바로 그날 밤
잠이 들어서 톰은 보았지요!
굴뚝 청소를 하는 수많은 아이들, 딕, 조, 네드, 잭들이
모두 캄캄한 관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빛나는 열쇠를 가진 천사가 와서
관을 열어 모두를 자유롭게 해주었지요.
그들은 푸른 들판 아래로 달려, 웃고, 뛰놀며
시냇물에 몸을 씻고, 햇빛 속에 반짝거렸어요.
아이들은 자루도 버려 두고, 벌거벗은 하얀 몸뚱이로
구름 위에 서서 바람 속에 까불어 댔어요.
그리고 천사는 톰에게 말했어요, 착한 애야
하느님을 아버지로 생각하면 언제나 기뻐질 거야.
그리하여 톰은 잠을 깨고 우리도 어둠 속에 일어났어요.
그러고는 자루와 솔을 들고 우리는 일하러 갔지요.
아침은 차가웠지만, 톰은 기쁘고 따뜻했어요.
그렇게 모두 제 할 일을 하면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어요.
(천국과 지옥의 결혼/민음사, 김종철 역)
